주유소 경영악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영업이익률 감소가 주원인이다. 매년 약 200개의 주유소가 폐업을 결정하고 장기 휴업하는 주유소의 수는 더 심각하다. 따라서 정부가 주유소의 ‘정의로운 전환’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해외의 주유소 지원 사례를 참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편집자 주).

석유 수요 감소와 마진 축소에 따른 경영악화로 휴 · 폐업 주유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1~2%로 타 소매업의 영업이익률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난 2000년도 초반에는 주유소 영업이익률이 11.5%였다.

그러나 2010년 영업 주유소가 13,004개까지 늘어나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점차 하락했다.

여기에 정부가 2011년 11월 국내 석유 시장이 정유 4사에 의한 독과점 구조로 경쟁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가격 인하를 선도하며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알뜰주유소가 도입됐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 등이 ‘최저가 입찰’을 통해 정유사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구매한 뒤 알뜰주유소에 싸게 공급하고 있다.

결국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반 주유소는 영업이익률이 더욱더 떨어져 매년 약 200개씩 폐업하고 있다.

장기 휴업으로 방치되는 주유소도 5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또한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주유소의 휴 ·폐업은 더욱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기름값의 절반가량이 유류세인 상황에서 주유소는 유류세에 대한 카드수수료까지 국가를 대신해 부담하고 있다.

주유소업종의 명목상 수수료율은 1.5%지만 세금 부분을 제외한 순 매출액 기준 실효 수수료율은 3% 정도로 고율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개선,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고유가와 친환경 에너지전환에 따른 수요 감소, 고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 비용 증가, 알뜰주유소와의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삼중고’를 겪는 주유소들의 휴 ·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유가 안정 대책이라며 걸핏하면 ‘전가의 보도’처럼 알뜰주유소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전시행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원으로 알뜰주유소는 ℓ당 30원부터 60원 정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고 더불어 시설개선 지원금, 세제 혜택, 금융 지원, 추가 인센티브 등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13년부터 알뜰로 전환하는 717개 주유소에 총 126억7,900만원의 시설개선 지원금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했다.

또한 2012년부터 2023년 6월까지 964개 알뜰주유소에 총 1조8,560억원 상당의 금융지원(외상거래)을 제공하는 등 세금을 통한 편중지원이 지속되고 있다.

일반 주유소는 휴 · 폐업에 내몰리고 있는 데 반해 알뜰주유소는 정부의 편중지원 아래 알뜰주유소 수는 증가하고 있고 국내 주유소 판매 물량에서 알뜰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8%(24.9억ℓ)에서 2022년 20.9%(78억ℓ)까지 확대됐다.

현재 정부의 정책은 알뜰주유소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각종 지원을 통해 추가로 가격을 낮춰 국내 주유소 시장 경쟁을 활성화해 전국 주유소 점두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전체 주유소 평균가를 내었을 때 알뜰주유소 가격이 낮아 전체 주유소 공급평균가가 낮아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앞서 나온 자료를 통해 보면 지속적인 영업이익률의 하락으로 일반 주유소의 휴 · 폐업 증가만 높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주유소 업계는 급격하게 위축돼 막대한 사후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정부는 일반 주유소의 위기 상황을 인식해 알뜰주유소 확대 방침을 철회하고 알뜰주유소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한국석유공사의 알뜰 사업수익금을 특정 알뜰주유소에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대신 ‘친환경 에너지전환 기금’이나 ‘주유소 혁신·전업 지원 기금’ 등으로 조성해서 석유유통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