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주유소 경영이란 무엇일까? 주유소가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순환 생태계 안에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석유 메이저 쉘(Shel)의 네덜란드 법인은 이 원칙에 충실한 하드웨어를 충실하게 완비하고 동시에 고객과 같이 이산화탄소 저감에 나섰다. 그 모델 주유소를 만나보자.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100여 ㎞ 떨어진 풀위크-오스트(Peulwijk-Oost)에 위치한 쉘 주유소. 고속도로변에 자리잡은 이 주유소는 지속가능한 주유소 경영의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석유 메이저 쉘의 네덜란드 법인이 미래형 주유소의 컨셉을 친환경과 이산화탄소 저감으로 선정한 다음 모델 주유소로 만든 곳이다.  2018년 9월에 오픈한 이 주유소는 캐노피에 총 128개의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했다. 집열판에서 생성된 에너지는 전력으로 전환돼 조명은 물론 화장실에 쓰이는 물 펌프의 가동에도 사용된다. 또 누수 감지 시스템이 설치돼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물 사용도 가능하다.

128개 집열판으로 전력 충당 

이 주유소의 관계자는 “캐노피에 설치된 태양열 집열판은 투명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햇빛이 그대로 밑에 떨어지고 이는 자연 조명의 효과를 낸다”면서 “결과적으로 인공적인 조명은 다른 주유소에 비해 훨씬 덜 필요하다. 들어오는 햇빛이 많아질수록 인공 조명은 더 어두워지는 장치를 설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세차장 역시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모토로 운영된다. 하루에도 수십 대의 세차를 하는 동안 모은 세차 폐수는 별도 탱크로 모이고, 이 폐수를 정제해서 다시 세차용수로 사용하는 리사이클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태양열 집열판 외에도 LED 조명과 고품질의 단열 유리가 사무실과 편의점 곳곳에 장착됐다. 실내의 가열된 공기에서 열을 회수하는 시스템과 열을 전달하는 배관이 결합돼 겨울철에는 실내 공간의 난방을 위한 에너지로 공급된다.

친환경 활동에 고객도 동참 

고객들은 주유하는 과정에서 주유기의 화면이나 드라이브웨이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현재 이 주유소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즉 고객들도 주유소의 에너지 절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 친환경 이미지를 더 강화하는 셈이다.

광범위한 에너지 절감 활동은 쉘 고유의 편의점 브랜드인 ‘deli2go’와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에도 해당된다. 친환경 그리고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로 지어진 이 시설물의 지붕에는 빗물을 받아놓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 빗물을 모아서 주유소 화장실과 세차용수로 사용한다. 

마르한 판 룬(Marjan van Loon) 쉘 네덜란드 법인 대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동시에 주유소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전기차 충전기 등 새로운 이동성의 증대 활동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한다. 

쉘은 2025년까지 네덜란드 주유소의 ‘탄소 발자국(개인이나 기업이 직접/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CO2)의 총량을 의미)’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풀위크-오스트주유소는 네덜란드의 다른 쉘 주유소에 비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5%나 줄였다고 한다. 

풀위크-오스트주유소에는 전기차 충전기도 설치돼 있다. 150kW 용량의 ‘Shell Recharge’ 충전 스테이션을 주유소 한쪽에 별도로 갖췄다. 전기차 고객은 최대 30분 이내에 완충할 수 있고 15분 정도면 전기차 배터리의 80%까지 충전하는 게 가능하다. 쉘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서 네덜란드에 산재한 자사 계열 200개 주유소에 모두 150kW 용량의 충전기를 갖춘 고속 충전소 코너를 설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