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는 미국에서 새로운 ‘이동형 비접촉’ 주유소가 탄생했다. 앱 기반 주유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주유 서비스 업체가 풀서비스 주유를 제공하는 것. 주유원도 만날 필요가 없고 자동으로 대금도 결제된다. 코로나19 확산 위기에 걸맞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모바일 주유 서비스 업체인 부스터(Booster)가 다시 화제를 낳고 있다. 일하는 동안 혹은 집에서 자는 동안 고객 자동차까지 찾아가 주유해주는 서비스로 유명한 이 회사는 지난 4월 3일 새로운 개념의 '비접촉(contactless)' 주유소를 선보였다. 

부스터의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감염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장소로 기존 주유소가 지목되는 현실에서 그 대안으로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새로운 주유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주유소가 움직여 주차장에 등장

미국에서는 주유소의 주유기 중 약 71% 정도에서 고위험의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출처 prevention.com). 주유소가 코로나19의 감염 확대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피하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스터는 '이동 주유소(gas station on wheels)'에 착안했다. 

특정한 지역의 주차장을 '주유 지역(fueling zone)'으로 지정하고 이 주차 공간에 휘발유를 실은 소형 탱크로리를 배치한 것. 주차장은 대형 할인마트나 슈퍼마켓으로 국한했다. 생활 필수품을 사기 위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부스터의 관계자는 "이동 주유소의 위치는 홈페이지와 블로그 그리로 SNS를 통해서 공지된다. 대부분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운영된다"고 말했다.

운전석 앉아있으면 ‘비접촉’ 주유

지난 달 처음으로 이동 주유소가 찾아간 곳은 캘리포니아주 산 마테오(San Mated). 휘발유를 가득 담은 미니 탱커가 먼저 주차하고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찾아오자 부스터의 전용 주유원들이 기름을 넣어줬다. 고객들은 자동차 안에 앉아있으니 주유원과 대화할 일도 없고,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고 찾아온 덕분에 주유 대금은 자동으로 결제됐다.

부스터의 관계자는 "고객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주유하면 고객들은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 영수증을 받는다. 물론 부스터의 서비스 프로페셔널들에게서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간 부스터는 기존 주유소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가격경쟁력이 있는 기름값 수준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건 어플리케이션으로 등록했거나 아니면 회원으로 가입한 경우에만 한정된 서비스였다. 이번에 제공하는 이동 주유소 서비스는 코로나19의 확산과 위기를 감안해 누구나 자유롭게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프랭크 마이크로프트(Frank Mycroft) 부스터 CEO는 “1년 6개월 이상 이동식 주유소를 연구해왔다. 사무실이 많고 유동인구가 풍부한 지역에선 낮에 주차장이 비어있을 때가 많기 때문에 이 시간을 잘 이용하면 이동식 주유 서비스가 얼마든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코로나19로 온 미국이 어려운 시기에 주유는 꼭 필요하지만 주유소에 가기를 꺼려하는 고객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스터는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인력은 두 배로 늘었고 휘발유를 적재한 미니 탱커의 수는 100대로 늘어났다. 2019년에는 여러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9천만달러에 가까운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마이크로프트 CEO는 “주유 서비스는 수익이 매우 낮다. 아주 효율적인 시스템에 기반하지 않으면 망한다”면서도 “코로나19는 전례가 없었던 위기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영리하고 현명한 선택지를 다수 개발해야 한다. 부스터의 이동식 주유소가 그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