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에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쉴새 없이 돌아간다. 고객들은 조용히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한다. 주유소가 병설한 빨래방의 풍경이다. 일본 에네오스 정유사가 시작한 빨래방 ‘ENEOS Laundry’는 주유소의 고객 유입과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일본 가나가와현(神奈川?) 사가미하라시(相模原市) 중심부에 위치한 에네오스 폴사인의 호시가오카(星ヶ丘Ａ)주유소. 원래 커피 전문점을 병설했던 자리에 새로운 유외사업 점포를 들여놨다. 지난 10월 초부터 영업을 시작한 빨래방 ‘ENEOS Laundry’다. 

 일본 주유소시장 점유율 1위 정유사인 ‘에네오스(ENEOS)’의 직영 주유소 브랜드 ‘Enejet’에 속해 있는 이 주유소는 에네오스가 야심차게 전개하는 빨래방 유외사업 브랜드 ‘ENEOS Laundry’의 시범 점포로 선정돼 2020년 11월 현재 영업 중이다. 

에네오스는 맞벌이 가구와 독신 가구 증가를 비롯해 사회 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인해서 주부들만이 아니라 대다수 연령층에서 빨래방 이용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일본 전역의 빨래방만 2만1,500여개로 2년 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는 것.

간단한 이용, 저렴한 요금 돋보여

여기에 더해 주유소 유외사업도 고객들의 생활에 밀착된 분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에네오스의 승부도 빨래방 브랜드의 탄생에 영향을 미쳤다. 즉 생활 서비스+시장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무엇보다 이용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 먼저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고 문을 닫은 뒤 매장에 있는 정산기를 조작해서 세탁 코스를 선택한다. 이후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면 된다. 계산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세탁이나 건조가 시작된다. 

실내는 밝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24시간 영업하고 직원도 늘 대기하고 있다.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는 5대. 세탁만 한다면 27㎏, 세탁과 건조를 같이하면 16㎏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담요나 이불처럼 대형 세탁물도 얼마든지 소화한다. 이밖에 건조기의 경우 대형 사이즈는 8분에 100엔, 중형 사이즈는 10분에 1,000엔의 요금을 받는다. 

오픈 기념 마케팅도 충실하다. 10월 한 달 동안 설문조사를 작성하면 세탁기와 건조기 이용 요금의 절반을 할인해준다. 세탁기를 이용하면 150엔 커피를 100엔에 구입할 수 있고 휘발유와 경유의 주유 할인권도(각각 300엔 할인) 제공한다.

대기공간 확충, 고객 편의 배려해

결제 옵션으로는 IC카드도 있다. 1장에 1,000엔에 파는데 200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다. 즉 1,000엔짜리 1장의 IC카드가 1,200엔의 가치를 갖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서 세탁기 요금을 지불할 때마다 포인트가 또 쌓이기 때문에 나중에 요금으로 지불할 수도 있어서 고객들에게 벌써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주유소를 운영하는 일본 정유사 ‘에네오스(ENEOS)’는 기존 빨래방 점포의 단점으로 고객 대기 공간의 부족을 꼽았다. 그래서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ENEOS Laundry’ 내부에는 카운터식 좌석과 소파 좌석을 넉넉하게 구비했다. 벽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꽂아놓은 책장을 붙여놓았다. 고객들은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무료 와이파이 제공은 물론 스마트폰 충전도 완비돼 있다. 

에네오스의 관계자는 “빨래방은 전 연령층의 잠재고객을 단골로 유도하는 데 유리하고 고객 대기시간을 이용한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한 판매 방식에서도 수익과 노하우를 쌓을 여지가 있다”면서 “고객의 이용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한 뒤 세탁기와 건조기 운용 방식에서도 또다른 변화를 모색하면 주유소의 수익 창출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 출처 : sagamiharachuoku.goguynet.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