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투자비를 들여 주유소를 짓지 않는다. 비용도 아깝고 친환경 트렌드에도 맞지 않는다. 심플하게 지어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되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정밀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 이게 미래형 주유소의 한 축이다. 아르헨티나 석유회사 YPF가 지난 달 선보인 주유소는 그 좋은 사례다.

아르헨티나 주유소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4%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회사 ‘YPF’가 지난 4월 14일 미래형 주유소를 선보였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가에 있던 주유소를 리모델링한 이 주유소는 새로운 개념의 주유소 건축과 편의점 콘셉트를 보여준다.

오픈 기념 프리젠테이션에 직접 나선 파블로 곤잘레스(Pablo Gonz lez) 신임 회장은 “그간 준비해온 미래형 주유소의 첫번째 모델을 선보인다. 기존 주유소와의 차별화를 기하고 동시에 훨씬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세련된 외관을 갖춘 편의점 브랜드도 새로 만들었다. 바로 ‘풀(FULL)’ 편의점이다. 에너지 수요와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태양광 패널, 주유기 옆에 설치한 디지털 스크린의 동영상 방영 등 예전 주유소에선 볼 수 없었던 서비스와 시설도 빼곡하다.

주변 환경에 맞게 주유소 건축 가능

이 주유소의 특징은 각 주유소가 위치한 지역의 기후, 환경 등에 걸맞게 크기와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주어진 조건에 최적화된 주유소를 내세우고 있다. 어떤 조건에 처해있든 주유소 설계와 건축 그리고 영업 시작에 이르기까지 주유소 경영자가 원하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주유소 디자인은 혁신, 첨단 기술, 주유소 로고를 강조하면서 고상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마감재를 사용했다. 생산과 유지보수 비용의 최적화도 철저하게 연구했다. 그 결과 디지털 광고와 홍보를 기반으로 하되 빠르게 건축하고 철거할 때에도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재활용 마감재들이 전략적으로 선택됐다.

YPF의 관계자는 “디지털 전광판과 정보 화면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높이기도 하고 고객들에게 ‘YPF APP’ 사용을 의도적으로 권유하는 효과를 준다. 실제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미리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

디지털 경험이 미래 주유소 갈 길?

YPF의 미래형 주유소는 이렇게 디지털 기술 도입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고객이 경험하는 것에 엄청나게 투자했다. 그래야만 미래 주유소가 생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유소 고객들은 주유기나 편의점 앞 터치 스크린으로 편의점 상품을 구매한다. 앱을 사용해 주유 대금을 결제하고 주유소에 들어서면 정차해야 할 주유기가 앱에 바로 안내된다.

특히 앱에서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고객의 기존 주유 기록, 편의점 상품 구매 기록, 기타 서비스 이용 기록을 분석해서 포인트 적립이나 인기 상품 추천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방문 횟수가 잦고 매출 공헌도가 더 큰 고객에게는 더 풍성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안겨주는 마케팅도 가능하다고 YPF 관계자는 말한다. 한편 YPF는 2022년 말까지 320개 이상의 주유소에 편의점과 디지털 시스템을 도입해 변신을 꾀할 계획이다.

출처 : ypf.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