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유소 최초 커피전문점 드라이브 스루 매장 도입 ‘눈길’

■ 정부와 지자체, 주유소 경영난 도우려면 규제 완화 필요

■ “전기차 증가는 시대 흐름, 주유소도 충전 고객 확보해야”

북대구IC주유소는 주유소 최초로 프랜차이즈 카페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도입을 결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난 2020년 5월부터 드라이브 스루가 가능한 카페를 주유소와 같이 운영했어요. 주유소 커피 전문점의 도입 계획을 세운 것은 2014년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해외 사례를 자주 참고했죠. 특히 2000년대 초반 일본 주유소업계를 보고 온 것이 기억납니다. 그 당시 일본 주유소들은 편의점을 병행하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였어요. 어찌 보면 기름 판매에서 한계를 느끼고 대안을 도입한 셈이죠. 편의점과 주유소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우리나라엔 맞지 않아요. 국토가 넓지 않고 이미 동네마다 편의점이 곳곳에 들어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러면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무엇일지 고심한 결과 주유소와 커피를 접목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고 프렌차이즈 카페의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공사 시기와 겹쳐서 주변의 우려도 컸다고 들었습니다. 카페 도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2020년에 오픈했지만 2019년 가을부터 주유소 리모델링 과정을 거쳤죠. 주위 지인들은 주유소에 프랜차이즈 카페를 도입하는 것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도 구비한다는 사실에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표현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알뜰주유소가 출범하고 우리 주유소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 순간 결정을 미루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난관도 많았습니다. 다행히 프랜차이즈의 까다로운 입점 조건은 단계별로 진행하니 오히려 생각보다 수월했어요. 문제는 주유소 내 카페나 음식점 도입에 대한 법 조항이었습니다. 카페를 도입하기 전 패스트푸드점과 설치 비교를 해봤는데 주유소는 ‘화기 사용’ 제한이 있었습니다. 커피 전문점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정부와 지자체도 주유소가 어려운 환경에서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분명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주유소 캐노피의 크기가 컸고 다행히 카페 공간을 건축하는 허가를 받았지만 새로운 유외사업을 하고 싶어도 규제로 인해 시도하지 못하는 경영자도 많을 것으로 생각해요. 안전을 철저히 지킨다면 불필요한 인허가 과정은 정부가 해제해 주는 것이 주유소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주유소 카페로 자연스러운 고객 유인 효과

주유소 복합 매장을 위해 공간 활용은 어떻게 구성돼 있습니까?

“먼저 메인 건물을 중심으로 자동세차기와 드라이브 스루 통로를 뒤편에 설계했습니다. 주유소 메인 건물 1층은 사무실과 카페 결제 공간으로 나눴죠. 고객이 1층 카페 입구로 들어와서 2층으로 올라가면 주유소 캐노피 위에 카페 취식 공간이 자리잡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3층에는 루프탑 공간이 있어 고객에게 탁 트인 전경을 보여주고 있어요. 2층에도 통유리창을 도입해 입소문을 탔습니다. 우리 주유소 입지는 지형상 고도가 높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전망이 좋다는 카페 후기들을 자주 접하곤 합니다. 특히 2층 취식 공간은 캐노피 윗부분과 단차가 있어 웬만한 고층 건물에 올라온 느낌도 주거든요. 주유하러 주유소에 오는 것이 아니라 경치가 좋고 깔끔한 카페를 방문하면서 동시에 주유와 세차도 가능한 느낌의 영업이 가능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