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의 숫자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전국에는 1만 개가 넘는 주유소가 영업 중이다. 주유소는 사실상 국민의 이동권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지역별 주유소 수는 차이가 존재한다. 주유소가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의 점두가격을 분석·비교하면 경영에 참고할 만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

주유소 경영자에게 점두가격 책정은 항상 어려운 숙제다.

가격에 따라 고객 방문 빈도가 달라질 수 있고 경영에서 오히려 손해를 감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변 주유소와 점두가격을 비교해 보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경영자에게는 좀 더 확실한 정보가 필요하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은 전국의 주유소 점두가격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는 주유소를 찾는 고객에게 유용한 정보이지만 주유소 경영자에게도 해당 정보를 분석할 기회를 준다.

다만 전문적인 분석을 하기엔 시간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가지고 휘발유와 경유 점두가격이 지역별로 어떻게 형성됐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을 시도했다.

인구 대비 주유소 적을수록 점두가 격차 커

주유소의 휘발유 점두가격을 광역시·도별로 비교(3월 12일 기준)해 보면 서울이 ℓ당 1,755원으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제주 1,752원, 강원 1,720원, 전남 1,711원 순이다.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로 ℓ당 1,661원이었고 그 뒤로 대전 1,668원, 인천 1,668원 순으로 나타났다.

통상 정유사의 정제공장으로부터 거리가 가까울수록 주유소 점두가격이 낮고 거리가 멀수록 가격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표 1]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광역시·도별 주유소 간 가격 차이를 표준편차로 살펴보자.

주유소 간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지역은 서울로 표준편차가 184.27이다.

휘발유 점두가격이 가장 높은 주유소는 ℓ당 2,971원을 받고 있었고 반면에 가장 낮은 주유소는 ℓ당 1,585원을 받고 있었다.

다음으로 인천의 표준편차가 69.22로 가장 판매가가 가장 높은 곳은 ℓ당 1,990원, 가장 낮은 곳은 1,604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부산과 경기의 경우에도 주유소마다 점두가격 차이가 큰 편이었다.

이와 비교해서 제주, 광주, 전북, 전남 등 지방의 경우 주유소 사이에 점두가격 격차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았다.

제주는 표준편차가 31.40에 불과했다.

그래도 점두가가 가장 높은 곳은 ℓ당 2,060원, 가장 낮은 곳은 1,677원이었다.

광주는 표준편차가 41.36으로 점두가가 가장 높은 주유소는 ℓ당 1,799원에 판매했지만 가장 낮은 주유소는 1,607원으로 주유소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과 표준편차로 본 판매가격 격차가 시도별 인구 대비 주유소 숫자와 연관이 있는지를 상관 분석했다.

[표 2]를 보면 평균 점두가격과 휘발유 판매 주유소 1개당 인구수의 상관계수는 0.23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에 주유소 점두가격 격차(표준편차로 측정)와 주유소 1개당 인구수의 상관계수는 0.90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주유소 숫자가 인구 대비 적은 지역일수록 휘발유 점두가격의 주유소별 격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주유소 1개당 인구가 적은 지역(주유소가 많은 지역)일수록 휘발유 점두가격의 주유소별 차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 대비 주유소 수가 많은 지역의 경쟁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더 치열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