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유소들의 점두가격도 대폭 상승하고 반면 소비자들의 기름 절감 경향성은 더 강화되고 있다. 주유소업 전망도 어둡다. 그래도 기름 이익 대신 수익을 벌충하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 주유소들도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면서 수익 창출에 한창이다.

일본 주유소업계 경기 전망

타업종 대비 회복이 쉽지 않다

일본의 산업조사 전문기관인 ‘제국데이터뱅크(帝国データバンク, 이하 TDB)’가 지난 9월 “일본 주유소업계의 경기는 앞으로도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TDB는 “2023년 9월 11일 기준 일본 주유소들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84.8엔으로 16주 연속 상승했다. 180엔을 넘는 고가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주유소업계를 둘러싼 환경과 ‘경기 DI’가 50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경기 DI는 TDB가 산출하는 전국 기업의 경기 판단 지표다.

50을 경계로 그 이상이면 호조, 그 이하라면 열악하다는 것을 뜻한다.

주유소 경기 DI는 2019년 내내 40 전후로 추이했다.

2020년 4월 첫 긴급 사태 선언 당시에는 19.2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동 제한으로 휘발유 수요 감소와 더불어 감염 확대로 세계적인 석유 소비 감소로 인한 원유가격이 하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일본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2020년 5월 11일 124.8엔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적도 있다.

2021년 이후엔 세계적인 경제활동의 재개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조정,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엔화 약세로 인해서 휘발유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경계하면서 ‘연료유 가격 격변 완화 대책 사업’을 발동해 2022년 1월부터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이로써 휘발유 가격은 일시적으로 내려갔지만 다시 솟구치면서 2023년 9월에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주유소의 경기 DI를 보면 지난 2020년 4월 급락 이후 30대로 돌아왔지만 40대까지 회복한 모든 산업의 경기 DI와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주유소업계가 경기 회복에서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최근인 2023년 8월의 주유소 경기 DI는 3개월 연속 악화되면서 34.7에 머물렀다.

경제활동의 회복이나 여행과 레저 수요 증가를 포함해 주유소 매출 증대를 이끄는 요인들도 나타나고 있지만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매출과 수익감소로 타격은 여전하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게 문제다.

TDB의 선행 전망 DI(3개월 후, 6개월 후, 1년 후)에서도 30대를 넘지 못하는 저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유소업계의 경기 상태에선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전망된다고 TDB는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 조치로 원유 공급 증가는 쉽지 않은 데다가 불안정한 환율 동향 등 우려되는 요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주유소 기름값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여기에 대응해 소비자들이 석유제품 소비를 줄이는 절약 경향성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TDB는 “일본 내수시장에선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전기차 보급 확대와 인구 감소에 따른 석유 수요의 감소 등 장기적으로도 주유소를 둘러싼 환경은 열악한 편”이라면서 “다른 업종은 코로나19 타격에서 회복되는 경향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급 밸런스와 가격의 안정이 보장되지 않으면 일본 주유소들의 경기는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