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원유 선물가격이 급등하며 마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1인자로 꼽히는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가 삽시간에 커진 탓이다. 

WTI 선물가격(9월물)은 전일 대비 3.18달러 오른 77.91달러로 장을 마쳤다.

1주 전과 비교해 0.32달러 더 높다. 

Brent 선물가격(9월물)은 2.09달러(2.44%) 오른 80.72달러에 장을 마쳤다.

1주 전과 비교해 0.99달러 더 낮다. 

하마스 1인자의 암살이 상승장을 이끌었다. 여기에 다른 상승 재료까지 겹치면서 상승 폭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카타르에서 주로 활동했던 하니예는 가자지구 휴전 간접 협상에 참여해왔기 때문에 휴전 협상은 이제 고착 상태에 빠지게 됐다. 

더구나 하니예의 암살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힌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란이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죽음에 보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분쟁에서만 비롯됐고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한계가 있었던 것.

그러나 이번 암살 이후엔 이란이 분쟁에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사건이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31일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급 우려감에 급격히 상승 폭을 키웠던 WTI 선물가격은 미국 원유 재고의 급감 소식이 나오며 더 탄력을 받았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43만6000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에 맞춰 160만 배럴의 감소를 예상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미국 원유 수요가 살아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휘발유 재고는 366만5000배럴 감소하면서 역시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다. 

하루종일 중동 리스크로 숨가쁜 거래가 오가긴 했지만 유가 급등이 계속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선 반론도 존재한다. 

중동 지역 원유 생산 시설이 피해를 입는 등의 사건이 벌어진 게 아니라면 더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영국 런던의 독립계 석유 분석가인 고라므 샤마는 "지정학 리스크는 원유 선물가격의 급락을 잠깐 막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면서 "인프라에 대한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 한 급등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OPEC+는 8월 1일(현지 시간)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원유 생산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여기에선 큰 방향 전환 정책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전 9시 현재 원유 선물가격은 장외거래에서 WTI가 전일 대비 0.72달러 오른 78.63달러, Brent가 0.01달러 하락한 81.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9.57달러, 일본 RIM Intelligence 평가 두바이유 가격은 79.50달러로 평가됐다.

또한 한국석유공사의 싱가포르 제품가격은 휘발유(92RON)가 전일 대비 0.39달러 상승한 89.29달러, 경유(0.001%S)는 0.58달러 상승한 95.14달러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