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필요한 고객들은 분명히 있다

■ 일본 2위 정유사, 이데미츠는 지난 2월 전기차 제작회사인 '타지마 모터'와 합작회사를 만들고 초소형 전기차와 차세대 이동성/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2021년 10월에는 전기차를 새롭게 선보이고 22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데미츠와 타지마 모터는 대중 교통이 취약한 지방에서 전기차 운행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이동 수단을 요구하는 고객들을 확인했다.

■ 운전 면허를 반납한 노인층, 운전 경험이 별로 없고 운전에 익숙하지 않아 불안한 주부 고객, 자전거나 오토바이에 비해 좀 더 안전하고 튼튼한 이동 수단에 대한 갈증, 좁은 지역 내에서 반복해 돌아다니며 영업을 해야 하는 회사원 등이 그 고객들이다. 이들만 고객으로 확보한다면 연간 100만대 안팎의 전기차 판매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8시간 충전에 120km, 가격은 150만엔

■ 이데미츠가 내놓을 전기차는 초소형 전기차다.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4인승이다. 근거리 이동에 적합하다. 기존 경차보다 훨씬 작다. 최고 속도가 60km에 불과하다. 운전에 불안을 느끼는 노인층이나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조작이 편리하다.

■ 길이는 2.5m, 폭은 1.3m, 높이는 1.8m 규격인 초소형 전기차는 8시간을 충전하면 120km까지 달릴 수 있다. 판매 가격은 최대 150만엔(약 1,6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조절할 것이라고 이데미츠는 밝혔다. 이 전기차가 주유소 비즈니스에 편입된다. 주유소에서 충전도 하고 유지/보수도 하고 충전하는 동안 세차도 하는 식이다.

이동성 새롭게, 주유소는 지역 거점으로

■ 이데미츠는 특정 지역에서 운행 실험도 시도했다. 그 결과 차량 공유를 통해서 혹은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구독 경제를 통해서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도 찾았다. 아직은 이르지만 2년 이내에는 전국 6,400개에 달하는 주유소에서 이 초소형 전기차를 빌려주거나 공유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이밖에 현재 이데미츠 주유소들이 시행 중인 전력 판매와 초소형 전기차를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 전기차 배터리의 재활용 시스템을 포함해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브랜드도 변경, [아폴로 스테이션]

■ 일본 주유소시장 점유율 2위인 이데미츠 흥산은 주유소 브랜드의 통일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4월 쇼와쉘석유를 합병한 후 두 회사의 주유소는 공존해왔지만 2023년 말까지는 모든 주유소 통합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통합 브랜드의 이름은 '아폴로 스테이션'이다.

■ 친환경 자동차 확산과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인해 주유소 경영에는 본질적인 변화가 요구된다고 이데미츠는 보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제시하는 것뿐 아니라 미래를 향한 새로운 거점 주유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자각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는 계획인 셈이다.

주유소는 지역 사회 동반자 역할 수행

■ 이데미츠가 보유한 일본의 주유소 수는 21년 4월 말 현재 약 6300개다. 1위인 ENEOS(에네오스)가 약 1만2600개를 보유하고 있다. 당분간은 예전 이데미츠 폴사인, 쇼와쉘석유 폴사인, 새로운 '아폴로 스테이션' 폴사인 등 3개 브랜드가 병존하지만 매년 2.000여개 이상의 주유소을 새로 단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 올 들어 4~6월 3개월 동안에만 리브랜딩된 주유소 수는 530개에 달했다. 주유용 회원카드는 새로 '아폴로 스테이션 카드'를 투입했다. 이데미츠는 "이동성과 지역 사회의 미래에서 지역 사회를 지탱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주된 컨셉"이라면서 "연료와 자동차 관리 서비스 외에 주민 생활과 이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미래 지향적인 주유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