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유소 3㎞ 반경에는 6개의 경쟁 주유소가 있다. 박철우 개포주유소 소장은 5년 전부터 개포주유소 운영을 맡으면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세차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외부 세차는 고급 세제를 사용하고 디테일 손세차 수준의 내부 세차까지 도입한 것이다. 덕분에 고정고객이 몰려들고 있다.

개포주유소 인근에는 아파트 단지가 있어 승용차 고객이 풍부하다. 하지만 주유소와 밀접한 곳에 양재역, 양재시민의숲역, 매봉역 등 지하철이 분포돼 있어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당연히 유동 인구도 적고 뜨내기 고객도 많지 않다. 즉 주거 지역 내의 고객들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고정고객으로 만들어야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박철우 개포주유소 소장은 단골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외부 세차와 내부 세차를 모두 강화했다. 우선 3개월 전에 자동세차기를 교체했다. 그리고 주민들이 주유소를 지날 때마다 볼 수 있도록 도로변에 ‘최신형 자동세차기로 교체했습니다. 버블 세차 무료’와 같은 현수막을 걸어 시인성과 홍보를 동시에 노렸다.

기존에 있던 내부 세차는 디테일한 단계를 나눠 세분화한 게 핵심이다. 기존에는 내부 청소에 소요되는 시간이 5분 남짓이었지만 현재는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된다. 청소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에어건을 활용한 먼지 제거, 매트 이물질 제거, 차량 시트 수건으로 닦기 등 섬세한 내부 세차가 이뤄지고 있다.

박 소장은 “우리 주유소가 위치한 지역 특성상 고객들이 판매가격보다는 서비스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뜨내기 고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근 주민들을 고정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세차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내부 세차 덕분에 여성 고객들의 방문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고급 세제와 왁스로 차량 빛낸다

개포주유소의 외부 세차 중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세제다. 보통 기존 주유소들은 세제 요금 부담을 줄이려고 말통에 담긴 20ℓ의 세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박 소장은 500㎖의 고농축 고급 세제와 왁스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고급 승용차가 많기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단가가 높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급 왁스를 분사하고 나면 차량이 세차기에서 빠져나왔을 때 코팅과 광택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또 세제와 함께 풍성한 버블로 덮기 때문에 기계와 차량의 마찰로 인해 흠집이 발생할 확률도 낮다.

여기에 타이어 휠 세척도 도입했다. 휠 세척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초벌 세차 단계에서 직원이 직접 진행한다. 먼저 고압건으로 타이어의 때를 벗겨낸 다음 타이어 전용 세제를 이용해 휠에 붙어 있는 녹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박 소장은 “우리 주유소에서 세차를 하고 나면 광택이 오래 가서 만족스럽다는 고객들이 많다. 그래서 세제 가격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고급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주유소의 세차요금은 5만원 이상 주유시 승용차 4,000원, RV 차량 5,000원, 카니발 6,000원이다. 여기에 휠 세척을 이용하는 고객은 3,000원만 추가하면 된다.

내부 세차의 핵심은 좌석의 ‘헤드’

내부 세차의 경우 차량이 외부 세차를 마치고 나오면 먼저 꼼꼼한 물기 제거가 이뤄진다. 물기 제거에 사용되는 수건은 부드러운 융 재질의 극세사 수건이다. 물기 제거 단계에서 흠집이 나지 않도록 고급 수건을 사용하고 있다고.

물기 제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백미러와 와이퍼 부분이다. 다른 부위는 대부분 왁스가 도포돼 물기가 날아가지만 두 부위에는 물기가 고여 얼룩이 남기 쉽다. 직원들은 와이퍼를 들어내고 고여 있는 물기를 꾹꾹 누르듯이 섬세하게 흡수하며 닦아내고 있다. 백미러도 마찬가지로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물기를 제거한다.

물기 제거가 끝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차량 내부 청소가 시작된다. 에어건을 활용해 에어컨이나 계기판에 붙어 있는 먼지를 제거한다. 그리고 매트를 꺼내 먼지를 털어낸 후 진공청소기로 이물질을 흡수한다. 그 다음 수건을 이용해 좌석 시트를 닦는다. 개포주유소는 이때 좌석의 헤드 부분을 집중해서 닦는다.

박 소장은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엉덩이와 등이 닿는 부분만 수건으로 닦아낸다. 하지만 사람 머리가 닿는 헤드 부분에 각종 기름기와 외부 먼지 등이 엉겨 더러워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직원들에게 항상 힘들어도 좌석 전체를 꼼꼼하게 청소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