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매출이익, 특히 경유의 매출이익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도심지 주유소들을 제외하면 경유 매출에 의존하는 주유소들이 적지 않은 데다가 특히 지방 국도변 주유소들은 전체 매출에서 경유 매출의 비중이 많게는 70% 이상도 차지하는 만큼 주유소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022년 1월 1주부터 2월 2주까지의 경유 매출이익(오피넷 주간 정유사 공급가격에서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을 뺀 단순 수치) 추정치를 보면 ℓ당 매출이익은 참혹한 수준이다.

1월 1주에는 110.29원을 기록했지만 2주 50.88원, 3주 33.24원, 4주 24.52원으로 1월을 마쳤다. 월간 평균 매출이익 추정치는 54.73원이었다. 

2월 들어서도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2월 1주에는 53.30원, 2주에는 13.66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2년 1월에 경유 마진 54.73원

물론 이는 정유사별로 차이가 있고 지역과 주유소에 따라서도 격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물시장에서 경유 현물을 사입했다면 추정 매출이익은 더 높을 수 있다. 또한 판매량이 많고 회전율이 높은 주유소라면 100원 이상의 추정 매출이익을 취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경유 매출이익 추정치는 카드수수료 등 제반 경비를 감안했을 때 도저히 주유소가 버틸 수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초부터 급격하게 폭등한 원유가격으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의 공급가격 또한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주유소 단계에서는 이 폭등한 가격을 제때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상당한 매출이익 감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모 정유사의 소매 담당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휘발유 매출이익 추정치도 시간이 흐를수록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1월 1주에는 115.65원까지 기록했지만 2주 73.75원, 3주 64.20원, 4주 60.85원으로 1월 월간 평균 매출이익 추정치는 78.61원에 그쳤다. 2월 1주에는 100.13원으로 반짝 올랐지만 2주에는 55.68원으로 다시 뚝 떨어졌다. 

휘발유도 ℓ당 겨우 79원 남겼다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2021년 연평균 휘발유 매출이익 추정치는 71.2원이었고 경유는 80.21원이었다. 이것만 봐도 2022년 1월과 2월의 주유소 매출이익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와 같은 매출이익의 급감 현상은 정유사의 공급가격은 원유가격과 싱가포르 제품가격의 급등분을 빠르게 반영하며 급등하는 반면 주유소들의 평균 판매가격이 그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2022년 1월 1주부터 2월 3주 사이의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과 정유사 주간 공급가격을 비교하면 그 결과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휘발유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96.05원 상승했다. 반면 정유사 주간 공급가격은 무려 153.22원이 올랐다. 57.17원의 차이다. 그만큼 판매가격이 오르지 못한 것이다.

경유에선 같은 기간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이 123.6원이 상승했다. 정유사 주간 공급가격은 194.75원이 상승했다. 71.15원의 차이다. 

주유소업계에서는 특히 2월 들어서 공급가격이 대폭 상승했고 그 속도가 워낙 빨랐기 때문에 2월 영업에서는 전국 대다수 주유소가 커다란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공급가격 반영이 늦은 가격경쟁 주요 라인의 주유소들에겐 더 큰 고통이 생겼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광역시 서구의 A주유소 대표는 “고유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가격민감도가 워낙 높다. 예전에는 가격표시판 숫자를 보고 차를 돌리는 소비자가 많았는데 이젠 인터넷으로 판매가격을 다 확인하는지 조금만 기름값을 올리면 아예 차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조금이라도 더 낮은 기름값을 찾는 ‘철새 고객’ 비중이 더 늘어나자 고속도로 ex-oil 알뜰주유소를 찾는 소비자들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여러 개 주유소를 다수 보유한 소위 ‘체인 딜러’들이 광역시 주요 도로변에서 무차별적인 가격파괴를 계속하면서 1개 주유소만 소유한 중소 규모 자영 주유소들의 판매량을 잠식하고 있다는 평가들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