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 기간에는 한국도로공사의 ex-oil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논의들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일부 ex-oil 알뜰주유소가 기름을 비싼 값에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또 고속도로 셀프 주유소 결제 오류와 미환급액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가짜석유 판매, 유류세 등 주유소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아 아쉬움도 남았다.

지난 10월 7일부터 27일까지 약 4주간 국회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여러 상임위원회 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가 주유소업계와 관련된 사안들을 다뤘다.

최근 주유소업계는 가짜석유 불법 판매, 수개월간 진행된 ex-oil 알뜰주유소의 유류비 할인 이벤트 등으로 다양한 고충을 겪고 있다.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서는 유류 입찰 방식을 변경하는 바람에 ex-oil 알뜰주유소가 부정 혜택을 얻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고속도로 셀프 주유소 결제 오류 건수와 이에 따른 미지급 환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한 내용도 다뤄졌다.

여기에 더해 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타 면제 논란과 로드쇼 미공개 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입찰 방식 변경해 알뜰만 배불려”

지난 10월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일유통’이 운영하는 ex-oil 알뜰주유소(이하 ex-oil 알뜰)들이 ℓ당 최대 297원씩 비싸게 기름을 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일유통에서 운영하는 춘천휴게소(부산 방향), 강천산휴게소(대구 방향), 강천산휴게소(광주 방향)의 ex-oil 알뜰은 일반 주유소보다 휘발유 기준 ℓ당 271원, 경유는 297원 비싸게 판매했다.

정 의원은 “경유의 경우 입찰 방식 변경 전에는 exꠓoil 알뜰과 일반 주유소의 평균 가격 차이가 ℓ당 93원이었다”며 “그러나 입찰 방식 변경 이후 85원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즉 방식 변경 이후 가격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도로공사의 이윤 추구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입찰 방식 변경 전후로 ex-oil 알뜰의 영업이익 변화를 살펴보면 변경 이후가 약 24억원이 증가한 혜택이 발견됐다”면서 “소비자들은 손해를 보고 ex-oil 알뜰의 영업이익은 늘어난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천산(대구·광주)휴게소의 경우 지난 2015년 최하위 등급을 받은 후에도 도로공사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또한 그는 원일유통의 사주가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 전임 회장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지 질문했다.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직책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주장에 대해 ex-oil 이미지 훼손에 따른 시정 요구와 경고를 한 바 있다”면서 “(해당 회사에) 지난 9월 경고 조치에 이어 10월에는 경고와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때문에 다음 경영 평가 때 5등급이 되면 재계약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의원은 유류세 인하분을 도로공사가 일부만 적용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도로공사가 정부의 유류세 인하분보다 최소 1원, 최대 3원을 덜 깎으면서 유류세 인하분을 ex-oil 알뜰의 수익과 소비자들이 나눠 갖는 구조가 나타났다”며 “국가에서 조정한 세금을 도로공사나 ex-oil 알뜰이 중간에 착복하는 구조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함 사장은 “현재 휘발유·경유의 유류세 인하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즉각 반영되도록 노력 중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