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세차원들의 장기 근속으로 안정적 서비스 제공

죽전역주유소는 경기도 수인분당선 죽전역에서 수원 방향으로 387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근처에 대형마트가 자리잡고 있는데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있어 주유소 앞 이면도로 교통량이 적지 않다. 그러나 죽전역주유소 반경 2㎞ 안에 알뜰주유소를 포함해 주유소가 16곳이나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해 주유소 경영이 쉽지 않은 편이다.

죽전역주유소는 2013년 운영을 시작할 때부터 풀서비스를 제공했다. 인근 주유소들이 모두 경영난으로 셀프 주유소로 전환했지만 계속해서 풀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재복 죽전역주유소 소장은 2013년부터 죽전역주유소가 문을 열 때부터 근무한 초기 멤버다. 덕분에 죽전역주유소의 주유사업과 세차사업 경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 관리는 이 소장이 직접 챙기기도 한다.

“주유소의 고정고객 대부분이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거나 여성 고객들이다. 이 고객들은 셀프 서비스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금만 배려해줘도 고정고객으로 쉽게 자리 잡는다. 풀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자 더욱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주유소가 풀서비스 형태를 아직까지 고집하는 이유다.” 이 소장의 말이다.

여유 공간, 여성 고객에겐 더 많이 줘

죽전역주유소는 고객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 고객이 세차기에 진입할 때는 다른 고객들에 비해 여유 공간을 더 많이 주는 편이다. 남성 고객에게 여유 공간을 15㎝정도 준다면 여성 고객에게는 그 두 배인 30㎝정도의 여유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여성 고객의 경우 세차기 진입이나 앞 차와의 공간 파악을 어려워해 사고가 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죽전역주유소는 일 평균 300대 이상의 세차를 소화하고 있다. 세차 대기 차량이 많은 데다 세차 동선과 주유 동선이 겹치기 때문에 세차에서 지연이 생겨 흐름이 엉키면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게다가 대기하는 공간이 많은 만큼 세차 고객을 더 받기 어려워 손해를 보기도 한다.

“물론 그 순간에는 세차 고객을 더 받지 못해 손해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는 우리 주유소가 세차하기 편한 주유소로 입소문이 나 있다”며 “우리 주유소를 이용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그렇게 또 고정고객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성 고객에 대한 배려는 오히려 주유소 입장에서는 플러스”라고 이 소장은 말했다.

70대 세차원 고용해 안정적으로 서비스

죽전역주유소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유원과 세차원이 근무하고 있다. 죽전역주유소에서 10명의 직원 중 6,70대의 세차원은 4명이 근무하고 있다. 모두 4년 이상 장기근속한 베테랑 세차원들이다.

“고령의 직원들을 모두 세차원으로 배치한 것은 직원의 체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필드에선 다양한 일이 벌어져 재빨리 대응하려면 계속 뛰어다녀야 한다. 6,70대의 직원들에게는 체력적으로 무리다.” 이 소장이 한 자리에서 고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세차 쪽으로 인력을 배치한 이유다.

고령의 세차원들이 장기 근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업무 시간 배분도 영향을 미쳤다. 젊은 연령대의 세차원과 주유원들은 평균 9시간 이상 근무를 한다. 그러나 6,70대의 세차원들의 경우 최대 근무시간을 5시간으로 정했다. 또한 50분에서 1시간을 근무하면 무조건 5분 이상 휴식을 취한다. 자동세차기에 들어가기 전 애벌 밀대질과 내부 세차를 진행하는 죽전역주유소의 세차 서비스 특성상 직원들의 노동강도가 높기 때문에 배려한 것이다.

“주유소 업무는 워낙 노동강도가 강해 오래 근무하실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며 “그러나 업무 배분에서배려하자 장기 근속자가 늘더라. 덕분에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령층이 높은 고객들과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주유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이 소장은 말했다.